악재 만난 전기차 아이콘
주가 하락에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기가팩토리 공장이 좌익 극단주의 단체의 방화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직격탄이 됐다. 이날 하루에만 1000대의 차량이 완성되지 못했으며, 이번 정전으로 인한 손실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당분간 전기차 수요 자체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다 보니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가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테슬라는 2021년과 2022년 미국 증시 시총 5위 안에 들었지만 현재는 12위로 밀려났다. 이 때문에 미국 증시의 상승을 이끄는 7개 주요 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7)’ 명단에서 테슬라를 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달 8일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찾고 있다면 테슬라와 완전자율주행(FSD)을 잊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엔비디아 역시 테슬라처럼 주가 급등기 이후 큰 폭의 하락장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AI에 대한 높은 관심이 수년 전 ‘닷컴 버블’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990년대 중반의 인터넷처럼 AI가 생산성 향상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AI와 비AI의 괴리는 지나치다”며 “1위인 엔비디아와 최하위인 테슬라의 올해 수익률 격차는 100%p에 이르고 애플과의 차이도 90%p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이 쓴 ‘엔비디아도 테슬라의 길을 걸을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차세대 ‘애플’로 불리던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도 잃고 있을 뿐 아니라, 마진도 떨어지고 있다. 테크 산업에서 이러한 모습은 죽음의 징조(Kiss of Death)와 같다”며 “일련의 사례는 AI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을 가진 엔비디아 주주에게 경각심을 준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