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 캠프의 양대 축은 공동 선거대책본부장 격으로 ‘브레인’ 역할을 하는 수지 와일스(66)와 트럼프의 ‘불독’으로 불리는 크리스 라시비타(57)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첫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승리 직후 자축 행사 무대에 오른 이 두 사람을 향해 “이들은 영예를 원하지 않고 단지 승리를 원한다”며 “대중 연설도, 사진도 원하지 않으며 그저 자신이 할 일을 하려 할 뿐”이라고 치켜올렸다. 트럼프는 5일 ‘수퍼 화요일’ 경선 승리 확정 후 가진 연설에서도 “수지와 크리스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해줘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과거 트럼프 캠프를 지휘했던 코리 레반도프스키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이동할 때 타는 비행기 옆자리에 앉는 이가 트럼프”라고 전했다.
이 둘 외에 ‘트럼프의 집사’로 알려진 댄 스카비노(48),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제이슨 밀러(49),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41), 의회 담당 브라이언 잭(35)까지가 트럼프 캠프를 책임지는 핵심 6인방이다. 이들 최측근들을 두고 로이터 통신은 “보스에게 변함없이 충성하고 대부분 백그라운드에만 머물기로 선택했다”며 “내분과 해고로 얼룩졌던 과거 트럼프 캠프의 측근들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와일스와 공동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는 라시비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군인 출신이다. 해병대에서 근무했던 그는 걸프전 때 입은 부상으로 1991년 퍼플 하트 훈장을 받았다. 이후 공화당 정치인들의 여러 선거를 도우며 ‘선거 베테랑’으로 성장했고 2022년 말 트럼프 캠프에 본격 합류했다.
특히 정치적 라이벌 공격에 강점이 있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곤 한다. 그래서 ‘공화당의 암살자’란 별명이 붙었다.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한 수퍼팩(Super PACㆍ정치활동위원회) ‘네버 백 다운’(Never Back Down)을 향해 “물러설 줄 모른다”며 조롱했다.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그를 지지하는 그룹을 겨냥해서는 코미디 영화 ‘덤 앤 더머’ 포스터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비아냥댔다.
캠프의 ‘머리’와 ‘근육’을 맡고 있는 와일스와 라시비타는 기질이 정반대다. 로이터 통신은 “와일스는 조용하고 어쩌다 기자들과 마주쳐도 짤막한 대화만 하지만 라시비타는 사교적이며 기자들과 대화를 즐겨한다”고 전했다.
제이슨 밀러는 캠프 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맡고 있는 선임 고문이다.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때 테드 크루즈 후보 캠프에서 일하며 트럼프 캠프와 맞붙은 이력이 있다. 크루즈의 패배 뒤 트럼프 팀에 합류했다. 밀러는 항상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TV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를 적극 방어하는 친위대 역할을 한다.
트럼프 행정부 때 백악관 정치국장으로 일했던 브라이언 잭은 선거 캠프를 유지하는 동력이 되는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 주 선거 전략을 지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