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삿대질 대신 여야 대표 국민 앞에서 토론을
의료대란 해법, 향후 정책 입법 방향도 제시하길
여야 간 입장 차는 그렇다 치고 유권자, 즉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여야 간 TV토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총선이 35일 앞인데도, 국민은 지금까지 여야의 혼란스러운 공천 갈등 소식만 접했다. 서로 헐뜯는 말씨름에 피로감만 커졌다. 이제 ‘친윤’ ‘친명’에 이골이 난다고 호소하는 국민도 적잖다. 2024년 대한민국 정치가 이래서야 되겠는가. 국민 앞에 여야 대표가 나와 자신들의 정당이 더 건전하고 건강하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건 총선에 임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당연한 의무다. 게다가 지금 총선에서 일합을 겨루는 건 어디까지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다. 두 정당의 대표끼리 토론을 펼치는 게 격에 맞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이 대표가 토론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 이 대표는 어제 “이번 총선에서 언론들까지 협잡해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대표가 토론에 나와 직접 자신의 입으로 ‘진짜 뉴스’를 밝히고 호소하면 될 일이다.
한 위원장은 TV토론을 할 경우 “법인카드를 당신이 쓴 게 맞느냐. 대장동 비리는 어떻게 된 거냐. 대북송금 사실을 당신은 알았느냐 등 (이 대표에게 물어볼 게) 너무 많다”고 말한다. 이 대표가 만일 토론을 수락한다면 한 위원장을 향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의 수직적 관계 등을 캐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유권자 입장에서 더 절실한 건 여야가 총선 결과 제1당이 되면 가장 먼저 어떤 법을 만들고 임기 4년간의 입법 방향은 무엇인지, 현 의료대란에 대한 해법은 뭔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저출산 문제와 3대 개혁(노동·연금·교육)을 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이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국민은 듣고 싶지만 좀처럼 들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 같은 매니페스토의 장을 마련하는 게 옳다. 필요하다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제3지대 대표가 참석해도 될 터다. 생산적인 TV토론 성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