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러우친젠(婁勤儉) 전인대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전인대 폐막식 이후 열리는 국무원 총리 기자회견을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올해 총리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러우친젠 대변인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올해 전인대 이후 향후 몇 년간 총리 기자회견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33년간 지속해 왔던 총리 기자회견은 올해부터 중단되게 됐다. 총리 기자회견은 매년 전인대 폐막식 직후 열렸던 중국 양회의 주요 행사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 자리에서 총리가 2시간 넘게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중국의 올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주요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기자회견 현장은 중국 국영 CC-TV 등을 통해 각지에 생방송 돼 왔다.
러우 대변인은 총리 기자회견을 없애는 대신 “미디어센터에서는 부장(장관) 기자회견과 ‘부장 인터뷰’(장관이 전인대 회의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을 받는 방식)의 횟수와 참가 인원을 늘리고, 국무원 관련 부문의 주요 책임자가 외교·경제·민생 등 주제에 관해 내·외신 기자 질문에 답함으로써 정책 조치와 사회적 관심 문제에 관해 깊이 있는 설명을 하도록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창 총리는 지난해 3월 취임 후 전임 리커창 전 총리와 비교해 활동 반경이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창 총리가 지난 1년 간 해외 고위 인사나 경제계 리더를 만난 횟수가 전임 총리보다 적었다”며 “상대적으로 국제회의에 덜 참석했고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도 줄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창 총리로선 기자회견을 통해 시 주석 대신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반면 시 주석은 지난해 전인대 폐막식부터 이전에 없던 총서기 연설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