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전 주지사는 오는 5일 캘리포니아 등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등 총 1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치르는 ‘수퍼 화요일’까지는 경선 레이스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그 이후에 대해선 ‘경쟁력 유지’를 전제 조건으로 걸어 거취와 관련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힐 공산이 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대결이 수퍼 화요일을 고비로 조기 확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 오전 미주리주 각지에서 열린 공화당 코커스에서 득표율 100%를 기록해 미주리주에 배정된 당 대의원 54명 중 51명을 쓸어갔다. 아이다호 코커스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표율 70% 기준 84.6%의 득표율을 기록해 13.5%에 그친 헤일리 전 주지사를 큰 차이로 승리했다. 아이다호에 할당된 당 대의원 31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차지했다.
미시간 코커스 역시 개표율 99%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득표율 97.8%의 몰표를 받아 2.2%에 그친 헤일리 전 주지사에게 싱거운 승리를 거둬 미시간 코커스에 배정된 당 대의원 39명을 ‘독식’ 했다. 미시간주는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두 가지 방식의 경선을 혼용하는데, 지난달 27일 열린 미시간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주지사가 각각 68.1%, 28.6%의 득표율을 기록해 득표율 비례 배분 원칙에 따라 두 사람이 각각 12명, 4명의 대의원을 배정받았다.
이로써 지난 1월 아이오와ㆍ뉴햄프셔 경선, 2월 네바다ㆍ버진아일랜드ㆍ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포함해 이날까지 치러진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4명의 공화당 대의원을 가져갔다. 헤일리 전 주지사가 확보한 당 대의원 수는 24명에 불과하다.
트럼프 “11월 대선서 바이든 ‘해고’ 선언”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은 지금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 거대한 핵 보유국”이라며 “우리는 좋았고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냈다. 나는 모두와 잘 지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트럼프, 이달 중순 후보 확정 가능”
공화당 경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70~8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퍼 화요일에 걸린 당 대의원의 약 90%를 가져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빠르면 12일 경선(조지아ㆍ하와이ㆍ미시시피ㆍ워싱턴주), 아니면 19일 경선(애리조나ㆍ플로리다ㆍ일리노이ㆍ캔자스ㆍ오하이오주)에서는 공화당 대의원(2429명)의 과반(1215명)을 확보하면서 경선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이달 중순에는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헤일리 전 주지사는 그럼에도 수퍼 화요일까지는 경선 레이스에 남아 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전날 자신이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유권자들은 두 번째 선택권과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향후 거취와 관련해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 레이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퍼 화요일에 우리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지만 전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헤일리 전 주지사가 수퍼 화요일 이후 경선에서 하차하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유력 경쟁 주자 없이 사실상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힌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확정짓게 된다.
오늘 투표한다면?…트럼프 48%, 바이든 43%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는 답변 비율은 47%로 나타나 같은 조사에서 최고 수준에 달했다. 또 민주당 등록 유권자 중에서도 45%가 ‘바이든이 올해 대선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NYT는 “이번 조사 결과 여성, 흑인, 라틴계 유권자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에서 취약한 점이 드러나는 등 바이든 대통령에게 여러 가지 경고등이 켜졌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3%가 ‘그가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는다’는 답변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