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코앞인데 의대생 휴학 러시…이주호 "정상 수업하라"

중앙일보

입력 2024.02.28 18:10

수정 2024.02.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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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영상회의로 열린 의대 운영대학 총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휴학계 제출이 일주일 넘도록 이어지면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 총장들을 다시 소집했다. 이 부총리는 “지속적인 설득과 소통에도 단체행동의 뜻을 굽히지 않는 학생들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라”고 강조했다.
 

의대생 휴학 신청 이어지자…교육부, 대학 총장 2차 소집

교육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이 부총리는 의대가 있는 40개교 총장과 화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에 열렸던 총장 간담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4일에는 의대 학장들과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 사회의 위기를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함과 위기감을 바탕으로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26일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 부총리가 연이어 대학 총장들을 소집한 까닭은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신청이 끊이질 않아서다. 27일에도 전국 6개 의과대학에서 282명이 추가로 유효한 휴학을 신청했다. 교육부가 판단하는 ‘유효한 휴학계’란 학생 서명·보증인 연서 등 학칙이 정한 형식과 요건을 갖춘 휴학계를 뜻한다.  
 
단순 휴학계 신청 건수로만 따지면 교육부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일부터 현재까지 휴학 신청 건수는 이미 1만 3000건을 넘어섰다. 전국 의대 재학생(1만 8793명)의 70%를 넘는 수준이다. 다만 유효한 휴학계라 하더라도 동맹휴학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아직 동맹휴학에 대한 허가는 단 한 건도 없다.


이 부총리는 “각 대학에서는 휴학 신청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철회를 독려하거나 반려하는 등 적극적인 조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한편, 학생들의 학업에 차질이 없도록 정상적으로 수업도 실시해달라”며 “수업 거부를 이어가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달라”고 했다.
 

“정상적 수업 실시할 것” 대학에 경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영상회의로 열린 의대 운영대학 총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부총리가 ‘정상적인 수업 실시’를 언급한 건 더는 학사일정을 조정하지 말라는 우회적인 경고로 풀이된다. 현재 상당수 의대는 학생들의 동맹휴학에 따라 휴강과 개강 연기 등 학사일정을 조정한 상태다. 출석 일수 부족으로 인한 유급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이 부총리가 강조한 ‘학칙에 따른 엄정한 조치’는 이러한 보호조치를 풀고 대학이 적극적인 압박에 나서라는 취지인 셈이다. 이 부총리는 “총장님들께서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도 했다.
 

“의대 증원 적극적으로 신청”

각 대학의 과제인 의대 증원 신청도 간담회에서 논의됐다. 교육부는 다음 달 4일까지 각 대학이 희망하는 의대 증원 규모를 받을 계획이지만, 의대 학장 단체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신청 기한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 부총리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부총리는 대학 총장들에게 “의대 정원 증원은 의료 개혁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라며 “의과대학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 학교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미래 의료 인재 양성을 위해 필요한 증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신청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