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로 처리된 친강과 달리 중부전구 부사령관 리즈중(李志忠) 중장 등 전인대 대표 7명은 ‘파면’ 처리됐다. 친강은 지난해 1월 전인대 대표에 당선되고, 3월 국무위원에 뽑혔다. 6월 돌연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뒤 7월·10월 외교부장과 국무위원직에서 각각 면직됐다.
이를 두고 대만 연합보는 친강의 전인대 대표 사퇴 처리는 항간에 돌던 사망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법률 위반자에 대한 파면과 달리 사직은 기율 위반자에 적용한다”며 “지난 2017년 사직 후 당 기율위에서 좌천에 그쳤던 장관급 사례를 볼 때 친강이 ‘연착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법처리 없이 당내 처벌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들은 친강과 함께 지난해 10월 국무위원직에서 낙마했던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의 전인대 대표 자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친강·리상푸와 더불어 20기 당 중앙위원 신분인 리위차오(李玉超) 전 로켓군 사령관은 지난 12월 전인대 상무위 7차회의에서 군 장성 8명과 함께 대표직에서 파면당했다. 이룰 두고 로켓군 관련 부패 스캔들에 대한 조사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왕이 외교부장이 계속 미·중 관계 주도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방콕과 뮌헨에서 제이크 설리번, 토니 블링컨과 미·중 전략 회담을 주도한 왕이가 실무에서 빠져 2선으로 후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 1971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유엔 복귀와 대만의 ‘추방(expel)’을 결정했던 유엔총회 결의안 2758호 해석을 놓고 미·중간 힘겨루기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대만판공실 주임을 역임했던 왕이의 경험이 평가 받고 있다고 대만 언론은 진단했다.
미·중 양국이 정보전과 스파이 배치, 경제 제재와 반도체 이슈 등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는 데다 미 해군의 남중국해 접근과 중국군의 대만 압박 등 미국과 전방위 대결은 올 한해도 중국 외교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장덩지(張登及) 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왕이와 설리번은 오랜 기간 많은 이슈를 자세히 논의한 관계”라며 “다만 구조적으로 취약한 미·중 양자 관계는 돌발 사건으로도 쉽게 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