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보행 보조 로봇 개발에는 혼다뿐만 아니라 도요타 등 일본의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파나소닉 같은 전자 업체도 뛰어들었다. 수년 전부터는 고령자를 돌보는 간병인을 위해 ‘머슬 수트(muscle suit)’도 선을 보였다. 전신에 착용하면 근력이 더해져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일으키는 등의 일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일본에선 고령자들의 치매를 예방할 목적으로 고령자에게 말을 걸어 대화를 하도록 하는 ‘의사소통 로봇’도 나와 있다.
일본에선 씹는 힘이 약화하고 치아를 상실한 고령자를 위해 고령자용 가공식품 산업도 발달했다. 이를 위해 2003년 고령자 식품을 4단계로 표준화한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 규격이 마련됐다. 생선을 기준으로 쉽게 씹을 수 있는 구운 생선을 1단계로, 아예 씹지 않아도 되는 ‘흰살 생선을 체로 거른 것’을 4단계로 구분하는 식이다. 또 항노화·피부영양·주름제거 화장품도 고령자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고령자의 대리만족 심리를 노린 시장도 크다. 자산이 풍부한 고령자들이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 손자·손녀를 위한 고가 제품을 구입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초등학생 아동의 책가방인 ‘란도셀’이 꼽힌다. 고급 란도셀은 80만~100만원의 고가 제품도 있는데, 30~40대 부모는 쉽게 사줄 수 없다.
고령자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초고가 장난감 시장도 활성화돼 있다. 실제 한 일본 쇼핑몰에선 ‘마징가Z 50주년 기념판’을 8만4700엔(75만원가량)에 팔고 있다. 마징가Z 애니메이션은 1972년 제작됐다. 이 밖에 1인당 110만엔(970만원가량)에 달하는 초고가 관광열차 상품도 고령자 전용 서비스 상품이다. 주로 대기업이 이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도의 기술력과 자본이 필요한 만큼 한국도 일본처럼 대기업이 주도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