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는 27일 소속사 예아라·예소리를 통해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 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다”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훈아가 ‘마지막 콘서트’라고 지칭한 공연은 4월부터 시작하는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다. 4월 27일 인천 공연을 시작으로 청주(5월 11일), 울산(5월 18일), 창원(6월 1일), 천안(6월 15일), 원주(6월 22일), 전주(7월 6일) 등에서 이어지는 전국 투어다. 소속사 윤중민 대표는 “하반기 공연 일정은 추후 공지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의 음악 활동은 최근까지도 활발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새벽’에선 수록된 6곡을 모두 타이틀로 내세우며 전곡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6번째 트랙 ‘기장 갈매기’ 뮤직비디오에선 청바지 차림으로 양손을 교차해 날개처럼 퍼덕이는 ‘갈매기 춤’을 추면서 유튜브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로 작곡가는 “나훈아가 무대에 설 때마다 박수가 끊이기 전에 내려가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는 말을 드문드문 했었는데, 그런 평소의 생각이 바탕이 돼 ‘박수칠 때 떠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나훈아와 친분 있는 가요계 관계자는 “새로운 무대를 만드는 것에 대해 떨리고 두려운 마음을 토로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70대 후반을 향하는 나훈아의 이러한 선택은 ‘노래 영웅’ 이미지를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함으로 해석된다”며 “죽는 날까지 노래하겠다는 가수가 있는 반면, 좋은 상황에서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 역시 아티스트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은퇴라는 표현보다는 무대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좋은 노래를 만들어서 음원으로 언제든 낼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