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표율 93%를 기록한 이날 오후 11시 55분 기준 42만5296표로 60.1%의 득표율을 기록해 27만7313표(39.2%)에 그친 헤일리 전 주지사를 20.9%포인트 차로 앞서며 승리를 확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이달 네바다와 버진아일랜드에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진행된 당 경선에서 모두 이겨 5연승의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투표 마감 후 약 5분 만에 경선 승리를 자축하는 행사장에 나와 “환상적인 저녁이다. 공화당이 이렇게 단합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11월 5일(대통령선거일) 조(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신은 해고다. 나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선을 치른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전 주지사가가 태어난 고향이자 하원의원(2005~2010년)과 주지사(2011~2017년)를 지낸 정치적 근거지다. 여기에 비(非)당원도 참여할 수 있는 ‘오픈(개방형)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경선이 진행됐기 때문에 중도 보수 성향의 헤일리 전 주지사에게 그나마 유리한 여건으로 분석됐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넉넉하게 승리를 거두면서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선 본선에 집중’ 전략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5일 16개 지역에서 일제히 경선을 치르는 ‘수퍼 화요일’까지 공화당 대선 경선 승부를 확정 짓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이날 경선 승리를 기념하는 연설에서 경쟁자인 헤일리는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은 대신 “더 빨리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대선까지 남은) 9개월은 긴 시간”이라며 시선을 대선에 맞추고 있음을 알렸다.
헤일리 “득표율 40% 작은 숫자 아니다”
그럼에도 헤일리 전 주지사가 경선 레이스를 이어가는 것은 4건의 형사 기소로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고 월가 큰손들의 후원 덕분에 선거자금 상황도 여유가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고향에서 큰 타격을 입은 헤일리는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수퍼 화요일 이후 ▶3월 12일 조지아ㆍ하와이ㆍ미시시피ㆍ워싱턴주 ▶3월 19일 애리조나ㆍ플로리다ㆍ일리노이ㆍ캔자스ㆍ오하이오주 ▶3월 23일 루이지애나주까지 경선을 치르면 대의원수 기준으로 약 70%의 일정을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