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빈자리 채우는 둘째 며느리
라라는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 등에서 일한 TV 프로듀서 출신으로 에릭과는 10년 전 결혼해 슬하에 두 자녀를 뒀다. 그는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고문으로 일했고, 2021년엔 자신의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출마를 검토하기도 했다.
라라가 본격적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다. 영국 더타임스는 "시아버지에 변함없는 충성심을 보인 라라는 이방카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평했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42)는 트럼프 1기 정권에서 남편 재러드 쿠슈너(43)와 함께 백악관 선임고문까지 지낸 '실세'였다.
그러나 이번 경선에선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정치권 밖에서 아버지를 지지하겠다"고 했지만, 사법 리스크가 있는 아버지와 거리를 두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반면 라라는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 후에도 TV와 공개 행사에 계속 나타나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트럼프 캠프에도 트럼프가 흡족해할 만큼 적극 참여하고 있다.
라라와 에릭은 뉴욕의 한 파티에서 만난 후 6년 열애 끝에 2014년 11월 트럼프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라라가 처음부터 트럼프의 '최애 며느리'는 아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지난 13일 "트럼프는 당초 라라를 며느릿감으로 탐탁지 않게 여겨 에릭의 결혼 상대자로 다른 사람을 찾기까지 했다"며 "트럼프는 물론 이방카와 트럼프 주니어까지 라라의 '외모'를 놀림거리로 삼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인의 아내에서 트럼프 장남의 약혼자로
트럼프 주니어보다 8살 연상인 길포일은 예비 시어머니인 멜라니아 트럼프(53)보다 한 살 많다. 길포일의 첫 번째 남편은 개빈 뉴섬(56) 캘리포니아 주지사다. 그는 81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만에 하나 재선을 포기할 경우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의 잠룡으로 꼽힌다.
길포일과 뉴섬은 2001년 결혼했고, 뉴섬은 2004년 샌프란시스코 시장에 취임했다. 그해 9월 한 패션 잡지는 표지에 두 사람 사진을 실으며 "새로운 케네디 부부"라고 했다. 그러나 길포일은 2006년 2월 뉴섬과 이혼했다. 같은 해 5월 가구업계 재력가 에릭 빌런시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지만 2009년 11월 이혼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2018년 이혼한 전 부인 바네사 헤이든과의 사이에서 5명의 자녀가 있다.
길포일은 혹여 예비 시아버지의 경쟁자가 될 지도 모를 전 남편에 대해 "급진 좌파"라고 평가절하했다. 뉴섬은 "길포일은 야망이 큰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출마 계획에 관한 지지자의 질문을 받고 그는 길포일에게 "공주님, 준비가 됐느냐"고 물었고, 길포일은 즉답을 피했다. 때문에 두 사람이 2028년 '대통령 부부'로 백악관 입성을 꿈꾼다는 해석이 나왔다.
족벌정치, 문제 없나..."2기에 지속될 듯"
트럼프는 1기에서도 가족을 정부 요직에 등용하는 '패밀리 정치'에 주력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긴밀한 정치 인맥과 핵심 참모가 없어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정치인의 가족이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집권 당시 딸과 사위에게 막강한 권한을 줘 '족벌정치(네포티즘)' 논란에 휩싸였다. 중요한 정책 결정에 있어 의회와 협력하는 대신 두 사람에게 지나치게 기댄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2기에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측근의 변심을 경험하며 인선에서 충성심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그린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더타임스에 "트럼프는 가족을 요직에 배치하는 패턴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