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진 연평균보다 50%↑…"경주 앞바다 우려스럽다"

중앙일보

입력 2024.02.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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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0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하자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종합상황실에서 지진분석자들이 최대지반가속도 분도포 상황을 확인하는 모습. 뉴스1

지난해 한반도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한 해 평균 관측 횟수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기상청이 발간한 「2023 지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총 106회였다. 이는 디지털 관측이 시작된 1999년 이후 연평균 관측 횟수(70.8회)보다 약 50%, 전년(77회)보다는 약 38% 늘었다. 규모 3.0 이상 지진(16회)도 연평균(10.4회)보다 53%가량 많이 발생했다.

 

잦아들던 지진 횟수 다시 급상승

정근영 디자이너

특히 지난해는 2016년 경주지진(규모 5.8)과 2017년 포항지진(규모 5.4) 직후 급격히 증가한 여진 횟수가 점차 잦아들던 중에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규모 2.0 이상 지진은 2018년 115회에서 2019년 88회로 떨어진 뒤 2020년 68회, 2021년 70회, 2022년 77회 수준에 머물다 지난해 106회로 뛰었다.
 
기상청은 동해 해역과 북한 함경북도 남부 길주군 부근에서 지진이 빈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동해는 지진이 빈발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기준 한반도 최대 규모 지진도 발생했다.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지진이다. 이는 계기 관측 이래 22번째로 큰 지진이기도 하다. 이 지진 발생 전후로 인근 지역에서 미소지진(규모 2.0 미만)을 포함해 총 232회의 지진(동해 연속 지진)이 나타났다. 


김경진 기자

“동해 단층 상황 우려”
홍태경 연세대 지구환경과 교수는 “동해시 인근에서 나타난 동해 연속 지진보다 오히려 경주와 포항 앞바다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진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경주와 포항에서 난 대지진의 영향을 받은 인근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경주·포항 지진을 일으킨 단층의 응력이 인근 단층으로 이전돼, 본진과 시차를 두고 최근 여진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인천·대전·세종·대구·광주·울산·제주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규모 2.0 이상 지진이 평균 약 2~3회 정도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연보는 “경북(5회)과 강원(4회)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지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