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10일 개혁신당에 합류한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어떤 사람이든 (당에서) 배제하려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시절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강하게 비판해왔는데, 배 전 부대표는 전장연 박경석 대표의 배우자다. 배 전 부대표가 개혁신당에 입당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장애·여성 인권활동가로서 비례대표가 되고 싶다”고 하자 이준석 대표는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후보자 추천, 당직 임명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18일 오후 배 전 부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제게 일종의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양당 패권 세력이 해왔던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배 전 부대표는 전장연의 불법적인 시위를 옹호해왔고, 전장연의 반성폭력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주요 직위를 역임했다”며 “함께하기 위해서 생각을 정정하거나 과거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설명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 측은 ▶이준석 대표가 선거 정책 홍보 전반을 지휘하고 ▶'물의를 일으킨 인사'가 비례대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지도부 전원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등 세 가지 사안을 이낙연 대표 측에 요구했다. 이에 이낙연 대표 측이 난색을 표하자 이준석 대표는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잡았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이날 김종민 최고위원의 회견 직후 이준석 대표 측인 김용남 공동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세 가지 사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월요일(19일) 최고위에서 표결하기로 한 상황에서 왜 기자회견을 자처하는지 모르겠다”며 “표결 결과가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돼 이렇게 행동하셨다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양향자 원내대표는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운동은 경쾌하게 속도감 있게 하는 게 좋다. 계속 최고위에 보고하고 브레이크를 걸다 보면 (빠르게) 못 한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의 요구가) 일정 부분 무리한 측면도 있지만, (최고위에서) 의결해서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양 원내대표는 앞서 경기 용인갑 출마를, 이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조응천(경기 남양주갑) 의원과 ‘수도권 벨트’를 형성해 선거를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낙준 충돌’ 배경에 선거를 둘러싼 수도권과 호남 간 시각차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 온 이낙연 대표와 달리, 수도권 출마자들은 “2030세대를 기반으로 지지층을 구축한 이준석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게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단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