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같으면 '세기의 키스', '로맨틱한 비행'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장면이지만, 스위프트는 "지구 살해자"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스위프트가 남자 친구를 보기 위해 배출한 온실가스가 90t이라는 계산이 나오면서다. 영국 지속가능성 마케팅 회사인 야드는 스위프트가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170차례 전용기를 사용하며 한 사람의 연간 탄소 배출량의 1185배인 8293t의 탄소를 배출했다고 추산했다. 외신들은 "열혈 팬도 편들어주기 어려운 상태", "(수퍼볼 관람을 위한 비행은)비판의 임계점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과도한 전용기 사용 비난…기차보다 50배 탄소 배출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 전용기 수가 1만 5000대로, 전 세계 전용기의 2/3에 해당하며 스위프트의 전용기는 이 중 한 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유럽 청정 교통 비영리 단체는 전용기가 상업용 비행기보다 5~14배, 기차보다 50배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빅토리아 하네먼 교수(크레이튼대학 법과대학)는 "기업 대표들의 전용기 사용 문제는 스위프트에 비해 주목을 받지 않고 있다"며 전용기에 대해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WP를 통해 주장했다.
항공 분야의 탄소 감축 규제는 국내서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제항공 탄소법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뿐 아니라 LCC(저비용) 항공사들도 연간 탄소배출량을 정부에 보고하고, 기준치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해야 한다.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항공유 대안 떠올라…높은 가격 걸림돌
기존 항공유(등유 기반) 대비 배출량의 80%를 줄일 수 있는 바이오항공유는 가까운 미래에 항공유를 대체할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재계에서는 당장 상업화 가능한 원료로 폐식용유를 꼽고 수거 체계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5년부터 유럽의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는 전체 연료의 2%를 바이오항공유로 채워야 하는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항공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아직은 바이오항공유의 가격이 기존 항공유의 수배에 달하기 때문에 널리 상용화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연료 비용이 증가할수록 항공편 가격도 올라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한 해 출국자 수가 2271만 명(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만큼 해외여행이 잦은 한국인들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