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건설은 2002년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충청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세종시는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2008년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 때가 큰 고비였다. 그는 행정도시 대신 교육과학중심도시(경제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충청권이 반발하는 등 한동안 혼란을 겪었다. 이 상황을 정리한 인물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2010년 6월 29일 박근혜 의원은 국회에서 “(행정도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경제도시를 반대했다. 이에 친박근혜계 의원 50명이 뜻을 같이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계획은 무산됐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최근 삼성그룹 부당합병 의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잇달아 무죄가 선고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들 사건은 박 대통령 탄핵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도 지난 5일 『박근혜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을 기념하는 북 콘서트를 여는 등 명예회복에 나선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북 콘서트에서 “재임 중 실수는 있었을지라도, 의도적으로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당당했다”고 말했다. 이제 많은 국민도 당시 탄핵 사태는 극단적인 생각에 휩쓸린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시 건설 과정에서 본 것처럼 진영이 상반된 정치세력이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