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김 도매가 역대 최고액”
“1번 배, 19만5000원. 2번 배, 22만5000원. 3번 배, 21만원.”
어민들은 이날 경매사가 외치는 가격을 듣고 만족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 김 도매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물김 1망(120㎏)을 22만5000원에 판 어민 김모(72)씨는 “평생 김 양식을 해왔지만, 이렇게 비쌌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명용 송공어촌계장은 “지난해 1망에 10~12만원 수준이던 김 도매가가 올해 배가량 늘었다”며 “수확량이 많은 일부 어민은 지난해 11월께 어선 구매로 생긴 대출금 7~8억원을 넉 달 만에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수요 늘고, 공급은 줄고
최근 미국에서 냉동김밥 열풍이 불면서 김에 ‘검은 반도체’, ‘K-Gim(김)’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과거 김을 '블랙페이퍼(Black paper)'라 부르며 금기시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특히 한국산 김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한국산 김은 세계 김 시장의 70.6%(2022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 수산식품 가운데 수출 품목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한국산 김은 맛이 좋은 데다 저칼로리 건강식품'이란 인식이 확산한 덕에 미국·일본·중국·동남아시아 등 120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2010년 64개국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한국산 김은 일반 김, 김부각, 김 튀김 등 다양한 간식으로 가공돼 판매 중이다.
기업·지자체도 팔걷고 나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김 수출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전남도는 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신안과 해남을 ‘김 산업 진흥 구역’으로 선정했다. 또 김 가공업체 지원 등을 위해 올해 두 곳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김 생산보다 가공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김 가공업체에 대한 지원과 김 산업 집적화 등을 통해 수출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와 서천군은 4억450만원을 들여 서면 월리김종합비즈니스센터 안에 김 거래소를 마련하고 최근 개소식을 가졌다. 해외 판로는 다양해졌지만, 정작 국제 시세 등에는 어두운 어민과 제조업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전남 목포 등에 국내 도·소매상을 위한 김 거래소가 있지만, 국외 바이어를 상대로 한 국제 김 거래소 운영은 서천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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