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DJ매니지먼트는 “박 감독 모친 백 여사가 2일 오후 향년 102세로 소천하셨다”면서 “현재 베트남에 머물고 있는 박 감독이 비보를 전달 받아 급히 귀국 중”이라고 2일 전했다.
경남 사천시 축동면 출신인 故백 여사는 박 감독의 고향(경남 산청군)에서 ‘축동띠(축동댁)’라 불렸다. 경남의 명문사학 진주여고(당시 명칭은 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신여성이었다. 경찰 출신인 남편 故박승록 선생이 한국전쟁 당시 밀양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공직 생활을 이어가지 못 하게 되면서 백 여사가 20대 후반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터로 뛰어들었다.
약방, 식당, 소금 도매상 등 여러 일을 하면서도 아들들을 서울로 유학 보내 대학 공부까지 가르쳤고 막내 박 감독은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키워냈다. 산청 고향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백 여사를 ‘여장부’라 불렀다.
박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어머니에 대한 효심을 드러내곤 했다. 베트남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한창 바쁠 때도 짬을 내 한국을 찾을 때마다 가장 먼저 어머니가 계시는 산청으로 달려갔다. 2년 전 모친의 100번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어릴 때 말썽 피우는 아들은 아니었지만, 축구를 하다 보니 어머니와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었다”면서 “드러내 표현한 적은 없지만 어머니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앞으로도 막내 항서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 건강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빈소는 경상남도 산청군 소재 산청장례식장 2층 VIP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5일이다. 장지는 대전 국립현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