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잘못 보필" 추미애 저격에…임종석 "도 넘지말라" 맞불

중앙일보

입력 2024.01.29 21:21

수정 2024.01.2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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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국회에서 만난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 중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윤석열 정부 집권의 책임을 물으며 불출마를 요구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향해 “못난 집안싸움 그만하자”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2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추미애 전 장관을 겨냥해 “굉장히 자제하고 있는데 한 말씀 꼭 드려야할 것 같다. 자꾸 도를 넘어가는 것 같아서”라며 “우리끼리 주고받아도 못난 집안 싸움이니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 글을 잇달아 올리며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의 총선 출마를 비판하고 있다. 지난 28일엔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은 잘못 보필한 두 비서실장을 추천할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추천해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 변호사는 인선에 반대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3일에도 추 전 장관은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에 나온다고 한다”며 “윤한(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에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대한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전 실장은 “결국은 ‘왜 윤석열 검사 같은 사람을 발탁했느냐 그게 원죄다. 책임져라’ 이거 아닌가”라며 곧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배신한 사람이 잘못이다. 우리 모두가 사람을 잘못 본 거다. 그때 당시에”라고 하면서다. 
 
임 전 실장은 이어 “2017년 경선 당시 이재명 대표도 제 1공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주는 것) 사회를 이야기하며 ‘윤석열 검사같은 사람을 검찰총장시켜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고 이렇게 했던 걸 돌아보면 그 시절에는 우리가 윤석열 검사라는 사람한테 기대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제 역할을 마치고 2019년 1월에 퇴임했다. 이후 윤 총장이 (그해) 7월에 임명됐고, 2020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은 유례없는 압승을 했다”며 “윤 총장이 대권 주자로 완전 부상한 사건이 있었다. 2020년 11월에 추미애 법무장관 시절 징계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무부가 윤 총장에게) 무리한 징계를 하며 윤 총장이 징계 취소 소송을 내고, 법원이 윤석열의 손을 들어주며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기억의 편집이 너무 심하다. 그만 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이 법무부장관이던 2020년 12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주요 사건 담당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한 문건 작성, 채널 A 사건에 대한 감찰·수사 방해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 징계 사유였다. 
 
윤 대통령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2021년 10월 1심은 “징계 사유 중 판사 문건 작성, 채널 A 감찰·수사 방해는 정당하다”며 일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징계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심을 뒤집고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법무부는 상고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