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어요."
무대에 선 참가자들에겐 가슴 설레는 심사평이었고, 시청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공감의 말이었다. ‘오디션 심사 멘트는 독설’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선배 가수 다운 품격을 보여준 임재범에게 심사평의 이유를 물었다.
임재범 “배울 수 있는 계기”
임재범은 "참 잘했어요" 외에도 화제의 심사평을 많이 쏟아냈다. 가수 경력 37년차의 대선배임에도 참가자들에게 “먼저 노래를 시작했다는 것 밖에는 더 내세울 건 없다”는 겸손한 멘트를 했다. 41년 차의 선배 가수인 50호(서울패밀리 김승미)가 무대에 섰을 땐 “죄송하다. 감히 어린 것이”라는 말로 선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68호(리진)엔 “지난 번에 창법을 나쁜 버릇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 같다. 최고의 매력이라는 걸 알게 됐다. 미안하다”며 심사위원으로선 쉽게 하기 힘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임재범이 데뷔 37년차에 처음으로 오디션 심사를 맡은 것도 놀라웠지만, 호랑이 같은 엄격한 모습이 아닌 ‘참 잘했어요 아저씨’가 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방송 내내 그는 참가자들의 나이와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그들의 장점과 가능성에 주목하며 '공감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상찬과 혹평,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담백한 심사로 중심을 지켰다.
“처음 도전하는 자리라 부담스럽고 염려도 되었지만 참가자들을 통해 무언가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해 출연했습니다. 나이를 떠나 도전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웠고, 매회 거듭할수록 노래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정성스럽게 다가와 저 또한 참가자와 똑같이 긴장된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다음 시즌 출연 요청이 있다면 함께하겠느냐’는 질문엔 “‘싱어게인’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새로운 도전이란 생각이 든다. (출연 요청은) 항상 감사한 마음이지만 다음 시즌이 있다면 또 다른 훌륭한 심사위원 분이 계시지 않을까”라고 답변했다.
신곡미션부터 ‘비상’ 특별무대까지
임재범은 피날레 무대에 올라 탈락한 참가자들과 무대를 꾸몄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선후배 가수들의 ‘비상’ 무대는 유튜브에서 9일 만에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무대에 대해 임재범은 “너무나 쟁쟁한 참가자들과 함께한 무대라 선배로서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후배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기회가 된다면 협업하고 싶은 후배가 있느냐’는 물음엔 “많은 분들이 있지만 16호 가수 호림 씨가 문득 생각이 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