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强달러, 원화 값 1300원 중반대
하지만 올해 초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기에 낮추기 어렵다는 전망이 다시 부상하면서, 달러 당 원화 값은 1340원대까지 재차 떨어졌다. 최근 중국의 부양책 등으로 환율 변동이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00원대 초중반의 강달러 기조는 유지했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불거졌던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 호황 美 “빠른 금리인하 이유 없다”
이 때문에 Fed 내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윌러 Fed 이사도 “이전 많은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는 종종 신속하고 큰 폭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이거나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지지부진 韓 경제, 시장금리 격차 커져
이런 양국의 다른 경제 사정은 이미 시장금리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은 연초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3.8%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강한 경기 전망에 4.1%대까지 다시 치솟았다. 반면 한국 국고채 10년물은 3.3%~3.4%대에 머무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멈췄지만, 양국의 시장금리 격차는 0.5%포인트 수준에서 0.7%포인트까지 다시 벌어졌다.
차이나 리스크, 북 도발도 원화 약세
원화 가치 저평가가 유독 큰 이유는 대외 특수 환경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우선 중국 경기 부진의 영향이 크다. 원화는 달러보다 중국 위안화 동조 현상이 큰데, 최근 중국 경제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침체할 수 있다는 전망 나오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 발표하면서, 원화 약세 분위기가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새해 들어 더 커진 안보 위기도 강달러 분위기를 꺾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최근 대만에 친미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 격화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점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시점은 늦어질 수 있겠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낮추기 시작하면, 달러 강세 분위기 결국 누그러질 것이라고 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 심리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원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미국 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결국 기준금리도 낮출 것이고 그러면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