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BOJ는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금리를 현행 연 -0.1%로 동결했다.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 상한을 1%로 유지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임금 상승을 동반한 2% 물가 목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에다 총재는 기업 경영자가 임금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기 시작했고 임금이 물가 상승으로 파급되는 것도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면 “(금융완화를) 계속할지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고 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초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던 우에다 총재의 평소 발언과 다른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섰다가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극히 완화적인 금융 환경은 당분간 계속된다”고 말해 큰 폭의 금리 인상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에는 일본 경제가 기대만 못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날 일본은행은 유가 하락을 근거로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4%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연일 활황이던 일본 증시는 이날 소폭 하락했다. 일본은행이 금리 정상화 가능성을 시사한데다 심리적 저항선인 3만7000을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증가한 영향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08% 소폭 하락한 3만6517.57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까지 올해 들어 9.2% 상승률을 기록하며 ‘거품(버블) 경기’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일본이 장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거란 기대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