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이틀 앞둔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로체스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 연설에서 경선 후보 사퇴와 함께 ‘트럼프 지지’를 밝힌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거론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세 차례 되풀이했다.
뉴햄프셔 경선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날 오후 7시 트럼프 유세장에는 행사 예정 여섯 시간 전부터 지지자들이 약 100m의 긴 줄을 이뤘다. 7시20분쯤 트럼프 등장 테마곡 ‘갓 블레스 USA’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민주당)은 좋겠다. 이제 바이든이 (카터를 제치고) 역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이 됐으니까”란 말로 폭소를 자아냈다.
트럼프는 “뉴햄프셔는 가장 비싼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취임 후 1년 만에 기름값이 절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만이 유일하게 제3차 세계대전을 막을 수 있는 후보라며 “우리는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란 말로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한 연설을 마쳤다. 트럼프 지지자 헬렌 퀴(45)는 “바이든 행정부 3년 동안 했던 모든 일이 잘못이었고 가장 나쁜 일이었다”며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때 미국을 에너지 수출국으로 만들었고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했기 때문에 중동에서 평화를 이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디샌티스의 중도 하차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날 공개된 CNN의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를 기록해 헤일리 전 주지사(39%)를 11%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디샌티스 지지자 중 ‘2위 후보’로 트럼프를 꼽은 사람이 62%로 헤일리(30%)를 꼽은 사람보다 배 이상 많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디샌티스의 후보 사퇴가 트럼프에게 유리한 쪽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무당파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가능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중도보수 성향이 강한 헤일리 전 주지사에게 가장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헤일리가 트럼프 대세론을 뒤흔들 만한 유의미한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그 역시 경선 완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