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블룸버그는 올트먼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 G42,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등 투자자들과 만나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프로젝트는 칩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칩 생산 공장 네트워크는 세계적 범위가 될 것”이라며 “인텔과 삼성전자도 잠재적 파트너”라고 전했다.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AI 반도체 공급이 필수다. AI 모델을 학습·작동시키려면 연산 기능에 특화한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주로 사용한다.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GPU가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A100과 H100이 주로 쓰이는데, 챗GPT-4 구동에 A100 칩 2만~3만 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내내 엔비디아 GPU 확보 경쟁이 치열했고,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19일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GPU H100을 35만개 이상 확보하는 게 목표다. 궁극적으로 60만 개 이상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먼 역시 그동안 AI 칩 태부족 상황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개발자들과 비공개회의에서 “AI 발전 속도는 새로운 칩 설계와 반도체 공급망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반도체를 핵심 변수로 봤다.
올트먼은 일찍이 AI 반도체 개발에 관심을 표해왔다. 그는 지난 2019년 인간의 뇌 기능을 모방한 AI칩을 만드는 스타트업 레인7과 향후 칩이 개발되면 5100만 달러(약 666억원)어치를 구매하겠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레인7에 따르면 올해 출시 예정인 이들의 신경망처리장치(NPU)는 현재 GPU보다 최소 100배 더 좋은 성능을 제공한다.
올트먼은 지난해 11월 ‘티그리스’ 프로젝트로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중동 국가를 순방했다. FT는 시가총액 약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원)에 육박하는 엔비디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십억 달러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트먼은 이번 주 반나절 가량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보스 포럼 참석차 스위스에 머물던 그가 7개월 만에 방한하는 만큼, 어떤 인사와 만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방한 때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AI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