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 연속 상승세…100달러 목전
상승 폭도 이례적이다. 1년 전 49달러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95%가량 올랐다. 우라늄 가격이 100달러 선을 목전에 둔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파운드당 약 20~30달러 선이었던 가격은 당시 중국과 인도에 원전 건설이 늘어난다는 기대가 확산하며 약 140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각국 정부가 탈원전을 선포하면서 10년간 가격이 20달러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탈원전했던 국가들 회귀…우라늄 수요↑
수요는 점차 늘고 있는데 공급량이 줄어든 것도 우라늄 가격을 밀어붙인 원인으로 꼽힌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우라늄 시장 침체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우라늄 광산 생산량이 약 12% 감소했다. 우라늄 매장량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니지만, 각국이 광산 개발을 줄인 상황이라 갑자기 생산량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공급망 불안도 복병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미 하원은 지난달 러시아산 저농축 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러시아의 우라늄 생산량은 전 세계 6위, 매장량은 4위에 해당한다. 유럽에선 두 번째로 큰 우라늄 공급국인 니제르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발해 우라늄 공급이 끊겼다.
공급망 위기가 고조되자 일부 국가는 발 빠르게 우라늄 확보에 뛰어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라늄 확보를 위해 지난해 카자흐스탄(생산량 1위)·우즈베키스탄(5위)·몽골(매장량 10위)을 잇따라 방문했다. 현재 프랑스엔 2년 정도 비축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니제르 사태 이후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과 미국은 각각 3억 파운드(약 5000억원), 5억 달러(약 6550억원)를 들여 우라늄 채굴에 나섰고 중국도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광산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자원 확보를 하고 있다.
다만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일련의 사태를 긴장감 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중국이 우라늄 광산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조만간 파운드당 100달러를 넘어가게 되면 가격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원전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우라늄 공급망 확보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