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은 ‘갓쇼(合掌)조’라는 매우 독특한 집들로 이루어졌다. 마치 스님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는 모습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45~60도의 가파른 맞배지붕은 적설에 대비하기 적합한 구조다. 지붕 속 공간까지 활용해 3~4개 층이 되며 1층은 주택으로, 2층 이상은 창고와 작업공간으로 사용한다. 지붕은 ‘사스’라 하여 억새나 갈대를 두텁게 쌓아 방수와 보온 기능이 뛰어나다. 사스는 대략 30년마다 교체하는 데 1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대형 공사로 ‘유이’라는 마을의 협업조직이 담당해왔다.
높은 건물은 지진이 잦은 일본의 환경에 매우 취약하다. 갓쇼조 주택은 모든 구조체를 짚으로 꼰 새끼줄로 엮어 매어 지지한다. 원초적이기는 하지만 웬만한 진동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효율적 구조법이다. 다시 말해 시라카와의 집들은 적설에 대비하고 양잠에 적합하며 지진에 유리한 최적의 구조물인 셈이다. 40여 채 갓쇼조 주택들이 모여 동화 속 마을 같은 오기마치는 이미 국제적인 관광지로 변했지만, 인근의 스가누마나 아이노쿠라 마을은 아직도 예전의 원초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김봉렬 건축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