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는 6일 14시 16분(현지시간) 공중 풍선 1개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북부 지룽(基隆) 서쪽 90해리(167㎞) 지점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포착했다고 7일 발표했다. 대만 측에 따르면 중국에서 날아온 공중 풍선은 올 들어 1일 2개, 2일 4개, 3일 3개, 4일 1개, 5일 2개가 포착됐다. 6일 포착된 풍선을 포함해 총 13개째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공중풍선이 국제 항공노선의 여객기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며 비난했다. 이어 “최근 적발된 공중풍선의 주요 목적은 회색지대 기습으로 인지작전을 통해 대만 민심에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라며 “중국공산당의 인지작전 수법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성적이며 냉정하게 대처해,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쑤쯔윈(蘇紫雲) 대만 국방안전연구원의 국방전략자원연구소 소장은 홍콩 명보에 “대만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정치 신호’를 전하는 ‘정치 풍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풍선은 기상 빅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인 톈칭(天擎) 시스템의 관측용으로 개당 원가는 1000위안(18만5000원) 정도로 고고도에 도달한 뒤 자폭하도록 설계돼 회수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대만의 군사전문가 제중(揭仲) 중화전략전첨협회 연구원은 “풍선을 날린 기관이 인민해방군은 아니지만 상당한 군사적 잠재력이 있어 무력 침공 시 군사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 측의 비난에 중국 대만판공실의 천빈화(陳斌華) 대변인은 지난 4일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에 속해 근본적으로 해협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선거를 앞두고 대륙의 위협을 조작하고 양안의 대립과 대항을 선동하는 것은 민진당의 습관”이라고 맞섰다.
미국은 풍선 논란에 우려를 나타냈다. 4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대만 상공의 풍선 보도를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미국은 대만의 민주주의와 민주주의 체제를 지지하며, 자유롭고 공정하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선거를 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대만 외부 행위자가 간섭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대만 외부의 누구도 자유롭고 공정하며 민주적인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이 제작한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에서 발각돼 전투기로 격추하면서 미·중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다. 당시에도 중국은 “기상 등 과학 연구용 무인비행정이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잘못 진입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