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출마 위해 정치권 접촉…이원석 檢총장 격노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3.12.29 19:53

수정 2023.12.29 20:07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현직 검찰 간부 2명이 내년 총선에 출마 준비로 정치적 활동을 한 것에 대해 대검찰청이 감찰에 나섰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격노했다고 한다.

이원석 검찰총장. 연합뉴스

현직 공무원인데 '정치 활동'… 사표 안 받고 감찰할 듯 

대검찰청은 29일 박대범 창원지검 마산지청장과 김상민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검사를 직무배제하고 타 검찰청으로 인사조치했다. 대검 관계자는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를 준비하거나 정치권 인사들과 부적절한 접촉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정치적 중립은 검찰의 최우선 가치인데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두 사람에 대한 보고를 받고 “비상식적이고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엄중하게 자체 감찰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박 지청장에 대해선 곧바로 마산지청으로 감찰팀을 급파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부장검사의 경우, 이전부터 감찰을 받고 있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부장검사가 추석을 앞두고 고향인 창원 지역의 인사에게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다. 지역 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겠다”고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검은 ‘검사장 경고’ 조치를 내렸고, 김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사표를 냈다.
 

김상민 중앙지검 형사9부장검사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현직 공무원 신분으로 출판기념회를 홍보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사진 연합뉴스

이후에도 김 부장검사는 다음달 창원대학교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고 SNS에 홍보성 글을 올리는 등 정치 활동을 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김 부장검사는 “어려운 길이지만 결심은 쉬웠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다시 한번 제 결정에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감찰을 받고 있는 현직 검사가 출판기념회까지 준비한 데 격노했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서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조직 전체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현직 검사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 총장이 징계 의지를 보인 만큼 김 부장검사의 사표는 당분간 수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파면, 해임, 강등,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 퇴직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사표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선거에 출마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