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짜리 극은 유복한 집안 출신 의대생 민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민우는 대학 동기인 다혜에게 첫눈에 반하고 둘은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민우가 자신의 어머니가 술집 작부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방황하면서 관계는 어긋난다. 핏줄을 찾아 클럽 나이아가라를 운영하는 이모를 찾아간 민우는 그곳에서 일하며 마약 거래에 손을 댄다. 민우는 클럽 종업원 제니가 자신의 아이를 갖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새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범죄에 휘말려 비참하게 죽는다.
출간 당시에 70년대를 배경으로 했던 청춘 소설을 그대로 무대 위로 옮긴 탓에 극적 과장을 감안해도 오늘날 연애풍속도와 거리가 먼 대목이 적지 않다. 캠퍼스에서 자전거를 타던 민우가 다혜와 부딪혀 넘어지고, 엎어진 두 남녀가 눈을 맞추며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대목이나 다혜가 몇 년째 두문불출인 남자친구 민우를 끝까지 기다린다는 설정이 그 예다.
장편 소설을 뮤지컬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많다. 특히 의대생 민우가 마약 중개상이 되는 과정이 갑작스럽다. 청순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주인공이 운명의 장난으로 술집 여자와 얽히게 되고, 실종된 연인을 그리워하던 여주인공이 결국 자신의 곁을 지켜준 '서브 남주'와 짝이 되는 등 진부한 전개도 아쉽다.
공연은 내년 2월 25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