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건 ‘델리 뷔페 바’다. 델리 로드 한 가운데 위치한 ‘요리하다 키친’에서는 ‘청귤 꿔바로우’ ‘마라 새우’ 등 17가지 아메리칸 차이니즈 델리를 4칸 또는 2칸 도시락에 골라 담아 포장할 수 있다. 2칸 도시락은 5990원부터, 4칸은 1만900원부터 시작한다. 바로 옆 ‘요리하다 스시’ 존에선 키오스크로 횟감을 골라 필요한 중량을 입력하면 셰프가 이를 포장한 뒤 휴대전화로 알림을 보내준다. 박준범 점장은 “퇴근길에 ‘오늘 저녁은 또 뭐 먹나’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점포에 들러 먹거리를 손쉽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매장 90%를 식품으로…매일 오는 퍼처럼
실제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은 매장 판매 품목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보통 대형마트에서 식품과 비식품군 구성을 5대 5 또는 6대 4 정도로 맞추는 점을 고려하면 식료품 비중을 대폭 늘렸다. 다른 대형마트도 신선·간편 식품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며 식품 품목과 판매 면적을 크게 늘린 ‘메가푸드마켓’으로 꾸몄다. 총 매장 131개 중 24개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 홈플러스 측은 “주요 점포에서 리뉴얼 1년 이후 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95%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담 없이 들르는 마트 가능할까
배달 플랫폼과의 경쟁도 숙제다. 배달의민족 같은 앱으로 인근 식당의 저녁 메뉴를 내 집 식탁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편리함을 오프라인 마트가 어떻게 대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형마트들도 배달 카드를 준비 중이다.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는 다음 달부터 ‘델리 뷔페 바’에서 판매하는 17개 메뉴를 제외한 식품에 한해 4만원 이상 구매 시 당일 원하는 시간대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셰프가 개발한 차별화된 델리 메뉴를 원하는 양만큼 선택해서, 다른 식료품과 함께 받아 보는 장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은평점의 성과를 보며 그랑 그로서리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