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해 보이려 시도조차 않은 법안
거부권 행사 이해되나 용산도 책임
독조소항 뺀 특검마저 배제는 곤란
거부권 행사 이해되나 용산도 책임
독조소항 뺀 특검마저 배제는 곤란
수사 인력도 과하다. 어마어마한 국정농단 사건에도 특검보 네 명, 파견검사 20명 등이 투입됐다. 2년여 수사한, 훨씬 더 간단한 이번 사건에 같은 숫자를 넣을 수 있게 했다.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
“국회가 입법으로 수사 대상을 명시하고 특검 임명을 강제하는 건 행정부에 속한 수사권의 발동을 국회가 행사하는 것이어서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될 경우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2003년 자신의 측근 비리 특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다. 당시 변협 추천이었는데도 그랬다.
대통령의 부인들을 ‘숨은 권력자’라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남편이 대통령이면 아내도 대통령”(『숨은 권력자, 퍼스트레이디』)일 정도로 현실 권력이지만, 노골적으로 그래 보여선 안 됐다. 김 여사는 뭘 해도 표가 나는 조건이라 더 신중해야 했다. 대선 전에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고 할 정도로 현미경 아래 놓였던 상황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놓인 구조가 달라서다. 과거 부인들은 대통령의 네트워크를 보완했다. ‘여사 사람’이라고 해봐야 부인이 더 아낀다는 사람이라는 의미이지,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인 건 아니었다. 이희호 여사 정도가 여성계란 독자 영역을 가졌으나 DJ(김대중)와 수십 년 동행하면서 서로 뒤섞인 상태였다. 대체로 공인은 어떠해야 한다는 건 알았다.
김 여사는 철저히 사인(사업가)이었다. 윤 대통령과 별개로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했다. 비교적 단시간 내에 대통령 부인으로 수직 상승하며 공인이 됐지만, 공적 마인드를 갖추기엔 충분치 않았을 것이다. 오래 정치를 한 MB(이명박)도 공사(公私)를 뒤섞는다는 의혹을 받곤 했다. 한마디로 말이 나오기 쉬웠다. 김 여사의 사람들은 더군다나였다. 실제 ‘여사’ 꼬리표가 붙은 사람들이 유독 보이고, 종종 자질론에 휩싸였다.
진정한 문제는 대통령 부부가 상황을 통제 또는 개선하려는 듯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급기야 김 여사가 국정을 논하고 명품 백을 받는 장면까지 나왔다. 순진해지지 말자. 이전 부인 중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임기 초반에 ‘함정’에 빠져 드러난 경우는 없었다. 그간 해태(懈怠)의 청구서가 도착한 것이다.
해법은 나와 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그제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다만 선전·선동하기 좋게 만들어진 악법이다.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한 게 예다. 특별감찰관이나 제2부속실도 방법이다. 윤 대통령 부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