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체계가 전보다 늦게 작동하는 것도 치유가 지연되는 원인이다. 상처 부위가 새로운 피부층으로 덮이려면 주변의 피부 세포가 이주해야 한다. 이렇게 피부 세포가 이동하려면 근처 면역 세포의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2016년 미국 록펠러대 연구에 따르면 노화로 인해 피부 세포와 면역 세포 간 소통이 제대로 안 될 수 있다. 생후 2개월 된 생쥐(사람으로 치면 20세)와 24개월 된 생쥐(사람 나이 70세)를 비교한 결과, 케라틴 세포가 상처 부위로 이동하는 시간이 나이든 생쥐의 경우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케라틴 세포가 이주하려면 주변 면역 세포에게 도움을 청하는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나이든 생쥐의 케라틴 세포는 그런 신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이든 피부 세포이든 나이 들수록 소통이 중요한 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상처가 빨리 낫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비누와 수돗물로 가볍게 상처 부위를 씻어내 주는 게 좋다. 소독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정상세포도 손상시킬 수 있다. 다음 단계로 습윤드레싱을 사용해주면 된다. 과거에는 습기가 상처를 감염시킬까 우려하여 딱지가 생길 때까지 건조하게 두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상처 치유에는 촉촉한 환경이 낫다. 주변의 피부 세포가 이동하여 해당 부위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는 가벼운 상처에 국한된 설명이다. 상처 부위가 크고 깊거나 잘 낫지 않을 때는 가까운 병·의원에 방문해야 한다. 그럴 땐 의사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정재훈 약사·푸드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