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전은 이날 0시 30분쯤 울산 북구 송정동 일대에서 발생했다. 송정동 일대 5개 아파트 단지 32개 동 3748세대에 전력 공급이 일순간 끊겼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영하의 날씨에 새벽 시간 아파트 세대 보일러 가동이 멈추는 등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전 신고를 받고 순찰차로 북구 일대 도로를 돌아봤지만, 교통 신호기나 보행자 신호등은 다행히 이상 없이 작동했다"고 전했다.
정전 원인은 아파트 단지가 있는 송정동 한 7층 건물 옥상 변전실에 고양이가 추위를 피해 들어갔고, 일순간 감전된 게 이유라고 경찰 등은 전했다. 울산 북구청 관계자는 "한전 측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당 건물 변전실과 해당 지역 아파트 일부 전력 공급망이 연결된 부분이 있는데, 그게 고양이 감전으로 짧은 시간 고장이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인이 북구에서 정전을 겪었다는 주부 김모(40·울산 남구)씨는 "이달 초 남구 일대에서 정전을 한번 겪었는데, 또 북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하니, 지진 불안감처럼 정전 불안감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울산에선 이달 들어 정전 사고만 두 번째다. 지난 6일 두 시간가량 이어진 정전으로 도로 신호등이 꺼지고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등 15만5000여 가구 일상이 흔들렸다. 2017년 서울·경기도에서 발생한 20여만 가구 정전 이후 최대 피해다.
이런 불편을 만든 원인은 울산시 남구 옥동변전소의 개폐기 내부 절연체 파손으로 추정된다. 전기를 끊거나 넣는 ‘스위치’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이곳은 1995년부터 28년간 운영 중인 노후 변전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초 울산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과 관련,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반을 가동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