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이란 비전속에서도 석유로 잇속 챙기는 아라비아 상인의 이율배반을 목도한다. 유가 하락에 맞서 사우디는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했다. 사우디의 1등 기업인 아람코의 이익 창출능력은 어마어마하다. 비록 전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올 3분기까지 순이익이 945억4000만 달러(124조364억원)였다. 포춘지는 아람코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가장 수익성이 높다 했다.
네이마르 주니어(브라질)가 사우디 프로 축구단 알 힐랄에 입단했다. 올해 유독 유명 축구 선수들이 유럽 리그를 떠나 사우디행을 택했다. 사우디 정부의 지원금이 한몫했다. 스포츠와 영화 활성화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꿈이 담겨 있다. 석유 이후 세상을 그리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한 축이다. 사우디는 자국에서 촬영한 영화는 제작비의 40%를 캐시백한다. 종교 문제로 폐쇄한 영화관이 2017년 부활해 신규 산업으로 떠올랐다. 나아가 세계적 수준의 영화 촬영지란 비전도 내걸었다.
거래와 흥정의 상술은 업계와 상품만 다루어서는 안 된다. 국제정세는 물론이고 상대의 처지나 심리까지 담아 심금을 울려야 한다. 국가 간 외교는 상술에 비전을 담아 세상을 움직여야 빛을 발한다. 우리 경제와 외교는 이정표에 어떤 비전과 목표를 새겨 작동하는지 못내 궁금하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