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선정
1. 군사정찰위성 발사=지난 11월 21일 밤 10시42분.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 새로 건설한 로켓 발사장(북한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을 쐈다. 북한은 ‘만리경-1형’으로 명명한 군사정찰위성이 발사 702초 만에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5월 31일과 8월 24일 각각 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정보 당국은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에서 위성 발사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총력을 기울였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자 “눈을 갖게 됐다”며 관계자들을 치하했다. 위성은 현재 500㎞ 안팎의 고도에서 초속 7.6㎞의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 한국군은 지난 2일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해 현재 시험 작동 중이다. 남북 간 스페이스 배틀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서방과 단절, 중·러 뒷배 챙기기
러시아 우주기지서 푸틴과 회담
개성공단 30개 한국 공장 가동
코로나로 봉쇄했던 국경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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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성공단 불법 가동=통일부는 지난 8일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측 생산 시설을 불법으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10여 개 수준이었던 불법 가동 공장 숫자가 6개월 만에 30여 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부는 위성과 전방 지역에서 관측 장비를 통해 북한의 이런 동향을 포착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가동 중인 기업의 명칭을 밝히지는 않았다. 북한은 또 지난 2020년 6월 폭파 후 방치했던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지난달 말부터 철거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일종의 남북관계 단절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시위로 풀이된다.
5. 북·러 정상회담, 그리고 무기거래=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열차로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 기지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측은 정상회담 이후 4년 만에 경제 공동 위원회를 열고 경제 협력을 재개했다.〈중앙일보 9월 21일자 23면〉 특히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연해주 대표단이 지난 11일 평양에 도착했는데,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최근 대러 노동자 파견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자신이 총력전을 펼쳤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러시아의 조력을 요청했다고 한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전부터 나진항을 통해 포탄 수백만 발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일종의 대가였던 셈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군사 매체인 디펜스엑스프레스는 지난 9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북한산 포탄에 불량품이 많아 애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정확도에 문제가 있고 폭발 사고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6. 딸 앞세운 김정은=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8형 미사일 발사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김 위원장의 딸은 올해 다양한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13개월 동안 19차례 활동한 대부분이 군 관련 행사지만 지난 2월 25일엔 서포지구 새 거리 착공식에도 등장했다. 특히 북한 매체는 지난달 30일 공군절 행사를 보도하며 김 위원장 앞에 딸이 서 있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통일부는 이전까지 남아를 선호하는 북한 체제의 속성상 여성이 후계자가 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후계자와 관련해선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통일부는 지난 6일 “김 위원장이 딸 주애를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조기 등판시킨 게 아닌가 보고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아직 북한 매체는 그를 후계자로 칭하지는 않고 있다.
7. 신형 잠수함 진수=북한은 지난 9월 3000t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진수했다. 대형 수직발사관 4기와 소형 수직발사관 6기 등 모두 10기의 발사관을 장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이를 ‘김군옥영웅함’으로 명명하고, ‘수중 핵공격함’이라고 주장했다. 이 잠수함은 북한이 러시아에서 들여온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해군 핵 무장화의 일환이라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핵 위협은 한층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