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은 "독재자로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공식 석상에서 눈물 흘린 김 위원장의 행동을 '의도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0일(현지시간) 이날의 김 위원장의 눈물을 여러 사례 중 하나라고 전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눈물이 독재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지배자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독재자는 거의 없으며,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에게도 주민들 앞에서 우는 것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드문 순간이라는 이유에서다.
독재자 중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모습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선에 도전한 2012년 3월 대선 투표 직후 지지자 10만여 명이 모인 집회에서 승리를 선언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보인 바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푸틴과 같은 승리의 눈물도 아니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선대와 대비된 '감성통치'…母 둘러싼 '개인사'
앞서 김 위원장은 2011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떨구는 모습이 포착됐고,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는 나라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서 눈물을 훔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18년 북한 사정에 밝은 탈북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노동당 고위 간부들 앞에서 북한의 허약한 경제를 개선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에는 자신의 '후계 수업'을 맡았던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비통한 표정으로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외신은 '감성통치'라는 분석과 함께 어머니를 둘러싼 김 위원장의 개인사와 연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는 일본 오사카 출신으로 9살 때 귀국선을 타고 북한으로 간 귀국동포다.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고수해온 북한의 집권 체계에서 김 위원장에게 콤플렉스로 다가온 만큼, 지난해 11월 16일 공휴일로 지정된 '어머니날' 북한 매체에선 생모가 아닌 조모 김정숙만을 집중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