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나 한국에는 예로부터 훌륭한 인물의 사후에 나라에서 별호를 하사하는 제도가 있었다. 그런 별호를 시호(諡號)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의 충성과 무공을 기려 내린 ‘충무공(忠武公)’, 문(文)을 이룬(成) 업적을 기려 율곡 선생께 내린 ‘문성공(文成公)’등이 바로 시호이다.
위나라 대부 공어(孔圉)를 기려 ‘문(文)’자가 든 시호가 내려지자, 자공이 공자에게 “어찌하여 ‘文’자를 넣어 시호하였습니까?”하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공어는 명민(明敏)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모르면 차라리 학생과 함께 ‘검색’해 보는 것도 좋을 테지만, 실력도 없고 자신감도 없는 교사·교수는 그런 용기조차 내지 못한다. 제자에게 묻는 스승, 손자에게 배우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부끄럽기는커녕 얼마나 아름다운가!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