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70%’ 시나리오의 근거는 다음 몇 가지였다. 첫째, IRA는 탈중국이 목적이기에 중국 혹은 중국계 배터리 제조사는 북미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이다. 북미 시장은 한국과 일본의 제조사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북미 기원 제조사는 대부분 실패할 것이다. 셋째, 북미 지역 배터리 생산 설비 중 한국 관계사 비중이 70% 가까이 되는데, 공급 부족 덕분에 생산하는 족족 모두 팔릴 것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이 포드·테슬라와 준비하던 기술 라이센싱형 LFP셀합자사도 조건부로 허용된다. 앞으로 지분 25% 이하의 중국 민간 기업이 설립한 합작사가 부품·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겨날 수 있다. 오히려 우리 기업이 참가하는 양극활물질 전구체 합작사의 중국 측 지분을 낮춰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사이의 AMPC 배분율도 불리하게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나쁜 소식도 전해졌다.
설상가상으로 LG엔솔의 연구개발 투자가 CATL에 비해 심각하게 열세라는 실상이 얼마 전 노출됐다. 양적 성장에 집중하느라 질적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소홀히 했음이 밝혀지며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LG엔솔의 신임 CEO가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앞으로 더 어려워질 환경에서 규모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이루려면 아낌없이 기업 리더십을 지원해야 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