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1% 하락하며, 배럴 당 69.3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 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배럴 당 74.3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70달러 중반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소비국인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PMI가 50 이하면 해당 분야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 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중국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변화율이 2024~2025년 4%, 2026~2030년간 3.8%로 점차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유럽도 침체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역성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유로존 종합 PMI가 47.6을 기록했다며 “서비스 산업이 수요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4분기에도 유로존 경제가 다시 위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침체 우려에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3월 4%로 처음 금리를 낮추고, 그해 연말까지 6번(0.25%포인트씩)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노동시장이 주춤하면서 미국 경기도 둔화할 거란 예상이 나오지만 연착륙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표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보여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실업문제가 다소 안정되고, 성장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둔화하면서 연착륙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지금 그런 과정에 있다”고 했다.
미국 경제로 쏠림이 가속화하면서 향후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전날(1313.1원)보다 12.2원 떨어진 1325.3원이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로 자금이 쏠린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6일(현지시간) 104.15를 기록하면서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도 지난 4일(현지시간)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인 온스당 2135달러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