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3.7% 줄고 부채 0.2% 늘었다…부동산 침체가 부른 충격

중앙일보

입력 2023.12.07 13:45

수정 2023.12.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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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양도세 상담 문구가 적힌 서울 잠실 공인중개사무소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이 5억272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7% 줄어든 반면 부채는 9186만원으로 0.2% 늘었다. 지난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준이다.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전년 대비 3.7% 하락했다. 전년 대비 가구 평균 자산액이 하락한 것은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가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가구의 자산에서 가구의 부채를 뺀 평균 순자산 역시 4억3540만원으로 4.5% 줄었다.
 

김경진 기자

 
구체적으로 가구 평균 금융 자산은 3.8% 늘어나며 1억2587만원이 됐다. 하지만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은 지난해보다 5.9% 떨어지며 4억19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우리나라 가구는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가구 자산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전체 자산으로 금융자산이 23.9%, 실물자산이 76.1%를 차지한다. 여유자금이 생길 때 주된 운용 방법으로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 응답은 50.4%로 는 반면, '부동산 구입'은 23.9%로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실물자산 추이가 이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며 빠르게 증가한 이후, 주택가격 하향 안정화 전환에 따라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평균 부채 9186만원, 전년 대비 0.2%

 
올해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부채는 918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늘었다. 이는 지난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이다. 금융부채는 953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8% 감소했지만, 임대보증금은 3100원으로 14.2% 늘었다.
 
연령대별 평균 부채는 40대 가구주가 1억317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 가구주는 1억776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소득 분위별로 올해 하위 20%의 부채 증가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소득 하위 20%의 평균 부채는 지난해 1633만원에서 2004만원으로 늘면서 22.7%로 가장 크게 늘었다. 소득 하위 20% 부채는 지난해에는 2.2% 감소한 바 있다. 반면 상위 20%의 평균 부채 규모는 0.4% 늘었고, 2분위와 3분위에서는 각각 3.7%, 3.0% 감소했다.  
 
지난해 부동산 구입 등을 통한 대출이 많았다면, 올해는 저소득층에서 대출이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