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요소수 중국 의존 2년 전보다 늘어난 91%
자유무역 강조해 온 중국도 투명한 정보 공개해야
요소수 사태로 홍역을 치렀지만 중국 의존도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2021년 전체 요소 수입액의 71%였던 중국산 요소는 거래처 다변화 노력으로 지난해 67%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다시 91%까지 올랐다. 베트남 등 다른 요소 생산국보다 더 가까운 중국에서 수입하는 게 싸서였다. 국내 요소수 재고 3개월분을 확보했다지만 통관 보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미·중 전략 갈등에 따른 공급망 충격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최근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중국 측 지분율이 25% 이상인 합작사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국과 합작회사를 세워 IRA 혜택과 소재·광물의 핵심 공급처인 중국 모두를 놓치지 않으려던 한국 배터리 회사들은 중국 지분을 매입하거나 추가 출자를 해야 할 부담이 생겼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냉전시대 공산권에 전략물품 수출을 막았던 코콤(COCOM) 같은 다자체제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우리의 공급망 다변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지난해 수입액 기준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큰 핵심 광물 33종 가운데 25종의 3대 수입국이 중국이다. 핵심 광물뿐 아니라 우리 산업의 중간재 대부분이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하다. 올해 상반기 수입 실적 1만 달러 이상 품목 9308개 중 대중 의존도가 70% 이상인 품목이 2113개(22.7%)에 달한다. 그렇다고 가성비 좋은 중국의 원자재와 중간재를 외면하기는 힘들다. 미국 반도체 기업도 마찬가지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칩 제조업체가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독립하는 데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14개국이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국가들과 광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과의 협력도 유지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과 세계를 향해선 줄곧 자유무역을 강조해 왔다. 중국은 그런 발언의 무게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요소수 사태의 정확한 실태를 한국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중국 스스로 자유무역의 원칙을 저버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