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청사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전날 영국·프랑스 순방에서 돌아온 후 가진 첫 공개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가 R&D(연구&개발) 체계도 이런 방향에 맞춰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투자해서 우리 미래의 성장과 번영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다.
마무리 발언에선 그동안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현행 R&D 시스템의 문제점을 여러번 지적했음에도 이익집단의 반대로 개선되지 않았던 점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지금 소위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바뀐다는 것은 과학 분야에서 혁명을 이루는 것”이라며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야 회계연도 문제, 부처 칸막이, 과학기술 출연 연구기관의 기타 공공기관 지정 문제 등 여러 제도적인 문제점들이 풀린다”고 말했다. 특히 “국정에는 외교·안보도 있고 경제·사회·교육 정책도 있지만, 우리 정부에 제일 중요한 것은 과학”이라며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가 선진국인 사례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여러 업적이 있지만, 문(Moon) 프로젝트를 만든 것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최대의 업적”이라면서 “다른 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어떤 정부가 들어섰을 때 국가의 과학적 진보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내부 조직 개편을 구상 중인 윤 대통령은 경제수석실 산하 과학기술비서관실을 분리해 별도의 과학기술수석실을 두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단상 아래로 내려온 뒤 고무장갑, 마스크를 착용하고 김치 담그기에 나섰다. 김건희 여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등도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김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기부 트럭에 직접 김치 상자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와 이북5도위원회 관계자 및 각계각층 인사 등 2000여명이 모여 파주 배추, 의성 마늘, 괴산 고춧가루 등 각지 재료로 김치를 담그며 국민 대통합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경기 킨텍스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지역에서도 동시에 개최됐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총 100톤 분량의 김치는 소외계층에게 전달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부터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 조치 이후 북한 동향 등 안보 상황 관련 보고를 받고 “북한의 동향을 빈틈없이 감시하면서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