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인타운 왕징에서 대형 요식업을 하는 대표는 코로나가 끝나고 매출이 많이 올랐냐는 질문에 “아니다.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답답해했다. 올 상반기 회복 조짐을 보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돈의 흐름이 이를 반영한다.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린 징후도 지표로 나타난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1990년 1.9%에서 2021년 18.4%로 10배 가까이 커졌다. 지금껏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나라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 점유율은 17%로 세계 GDP에서 중국의 비중이 2년 만에 1.4% 감소했다. 1960년대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실질 GDP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배제한 명목 GDP가 상대적인 국가 경제력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척도라고 지적한다.
중국은 마음이 급해 보인다. 이달 초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1조 위안(1400억 달러)의 경제 부양 지원책을 발표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4조 위안을 푼 이래 최대 규모다. 그러나 투자 주도 경제가 활력을 잃고 세입까지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재정 여력이 충분할지 지켜볼 일이다.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인 루치르 샤르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의 부상이 역전되고 있다. 지난 반세기 가장 글로벌한 스토리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썼다. 중국의 경제력 약화는 세계정세를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지금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목도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