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설쳐” 최강욱, 여론 끓자 당원정지 6개월
솜방망이 처벌로는 습관적 막말 근절 어려워
이틀 앞서 최강욱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면서 언급했다는 “소설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는 발언은 입에 다시 올리기조차 민망하다. 김건희 여사를 동물에 빗대어 저격한 것으로 보이는데, 전체 여성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최 전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처지다. 지난해엔 여성 보좌진 성희롱성 발언으로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도 있다.
최 전 의원은 정치권 안팎의 비난이 쇄도하는데도 “It’s Democracy, stupid!(이건 민주주의야, 멍청아!)”라는 반박 글을 SNS에 올려 더 큰 공분을 불렀다. 민주당 지도부도 구체적인 조치는 거론하지 않고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이재명 대표), “엄중하게 경고했다”(조정식 사무총장)라며 엄포를 놓다가 어제 부랴부랴 비상 징계라는 이름으로 최 전 의원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침묵하고 있던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여성 혐오와 비하가 내포된 발언이라며 최 전 의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성계 반발 등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뒤늦게 직감한 것이다.
민주당은 올해에만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부터 청년 무시 현수막, 여성 혐오·국민 무시 발언에 이르기까지 막말 릴레이를 펼쳤다. 이쯤 되면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다. 당 전체가 서민과 중산층 대변, 여성 인권 보장 등 진보적 가치보다는 강성 지지층에게 휘둘린 정파적 이해에만 빠져든 저열한 정치의 악순환에 갇힌 탓이 크다. 최 전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꼬리자르기식 징계로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치 황폐화와 혐오를 부추기는 습관적 막말에 대한 단호한 퇴출 없이는 떠나가는 중도층 표심을 결코 얻을 수 없음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