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경(47·여·주부)씨는“엑스포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오늘 D-11이라 적힌 안내판을 보니 나도 모르게 긴장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투표 때 좋은 결과가 나와 부산이 다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부산을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유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미 부산·서울역과 지하철, 김해·인천공항, 롯데월드타워 등 전국 주요 관문 곳곳에는 ‘BUSAN IS READY(부산 이즈 레디)’ ‘HIP KOREA(힙 코리아)’ ‘2030 BUSAN EXPO(부산 엑스포)’ 등 유치 기원 메시지가 내걸려 분위기를 띄웠다.
또 최근에는 영국과 프랑스 파리에 LG전자 등 기업과 부산시 등에서 대형 버스에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래핑 광고 형태로 붙여 에펠탑·루브르박물관·샹젤리제거리 등 파리 도심 명소뿐 아니라 외곽까지 돌아다니며 한국을 알리는 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D 데이인 28일에는 오후 8시 30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시민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엑스포 성공 유치 응원전이 펼쳐진다. 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파리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현지 반응과 182개 BIE 회원국 투표 결과를 생중계하며 마지막까지 응원할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오는 23일 프랑스 파리로 직접 찾아가 막판 유치전을 펼칠 계획이다. 여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표 기업인도 엑스포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엑스포 개최지는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대표의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현재 2030 엑스포 유치에 도전한 도시는 한국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곳이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122표) 이상 득표하는 도시가 나오면 곧바로 결정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1·2위 국가가 결선 투표를 해 다득표 국가가 개최지로 선정된다.
부산시 등은 BIE 182개 회원국 중 가장 많은 회원국이 있는 아프리카와 유럽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는 54개 중 49개국이 BIE 회원국인데 유럽(49개국)과 함께 가장 많은 회원국이 있다.
부산시와 정부도 일찌감치 아프리카 표밭을 다지는 데 공을 들여왔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한시적 지원이 아닌 장기적 맞춤형 지원 전략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농업과 해양 등 국가별 희망 협력 사업의 이행 약속과 무상원조(ODA) 파견 등과 함께 내년 한국에서 열릴 한국·아프리카 정상회담 개최로 아프리카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초창기 사우디가 한국보다 일찍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데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표심을 일찌감치 잡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 최태원 SK회장 등 기업인까지 총력전을 펼치면서 현재 박빙 양상까지 뒤쫓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에 따라 사우디가 1차 투표 때 3분의 2 이상 득표만 하지 않는다면 2차 결선 투표에서 이탈리아 지지표를 대거 흡수해 막판 역전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시민 관심과 응원을 추진력 삼아 마지막까지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며 “반드시 좋은 결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