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확실한 위험 요인은 간흡충 감염이다. 이 기생충의 감염 비율이 가장 높은 민물고기가 사는 데는 어디일까.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경북 청송군의 용전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10일 '주간 건강과 질병' 보고서에 2022년 국내 자연산 민물고기 간흡충 감염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질병청은 5~10월 간흡충 유행지역인 강원도(원주시 섬강, 철원군 토교 저수지), 경상남도(산청군 덕천강, 하동군 횡천강), 경상북도(안동시 길안천, 청송군 용전천), 전라남도(구례군 섬진강, 곡성군 섬진강), 전라북도(순창군 섬진강), 충청북도(영동군 영동천) 등 10개 지역을 조사했다.
간흡충 주요 숙주로 알려진 돌고기,참붕어 등 자연산 민물고기 36종 1069마리를 잡아서 간흡충의 피낭유충 감염률 등을 조사했다. 피낭유충은 두꺼운 주머니를 뒤집어쓴 유충 감염원을 말한다.
그랬더니 경북 청송군 용전천에서 잡은 민물고기 103마리 중 51마리( 50%)에서 피낭유충이 검출됐다. 그 다음으로 경북 안동시 길안천 49%, 강원도 철원군 토교저수지 18%, 강원도 원주시 섬강 11%, 경남 산청군 덕천강 7%로 나타났다. 이어 전남 곡성군 섬진강 6%, 충북 영동군 영동천 4%, 전남 구례군 섬진강 2%로 조사됐다.
경남 하동군 횡천강과 전북 순창군 섬진강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물고기 당 평균 간흡충 감염 정도를 분석했더니 안동의 길안천이 62.3개로 가장 많았다. 용전천(40.3), 토교 저수지(21.6), 덕천강(1.9) 순이었다. 이 외의 지역은 감염위험도가 1 이하였다.
2021년보다 감염 위험도가 가장 많이 올라간 데는 청송군 용전천이다. 철원군 토교 저수지도 많이 올랐다. 산청군 덕천강은 줄었다.
질병청은 피낭유충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 경북 용전천 인근 주민들의 간흡충 감염률이 다른 지역의 평균보다 크게 높다고 밝혔다. 안동시 길안천이 지나는 길안면 주민의 감염률이 2021년 27.9%, 2022년 14.9%로 높은 편이다. 반면 강원도 철원군 토교 저수지 주변 주민이 거의 생식을 하지 않은 덕분에 인체 감염률이 매우 낮았다.
식품 매개 기생충 중 감염률이 가장 높은 게 간흡충이다. 질병청은 "간흡충에 감염되면 간담도의 확장, 담관 벽의비후 및 염증, 담관 상피세포의 증식, 담관 섬유화 등의 병리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고 담관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양식 송어 같은 양식 민물고기에는 간흡충이 없어 이 기생충 감염과 무관하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규택 교수는 “간흡충이 담도 내에 기생하면서 담도에 만성 염증을 일으켜 암으로 진행한다”며 "자연산 민물고기를 날로 먹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