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하이브의 SM 공개 매수를 방해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고,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조사를 받았다.
계열사 상장, 이익 챙기기 몰두
SM 시세조종 혐의로 수사 받아
갑질 이미지 벗고 신뢰 쌓아야
SM 시세조종 혐의로 수사 받아
갑질 이미지 벗고 신뢰 쌓아야
2021년 4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뉴욕 증시 상장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2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겠다고 했다. 어떤 회사가 되느냐보다 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카카오의 다른 비상장 계열사 경영진의 마음속에도 이런 목표가 있을 것 같다. 성공하면 엄청난 성과급이 따른다. 하지만 실적이나 성장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주가는 떨어진다. 상장한 몇몇 카카오 계열사들이 겪는 일이다.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감원의 감리를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 목표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본다. 벤처기업을 키워 상장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카카오톡으로 국내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고 은행(카카오뱅크)까지 가진 기업이면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다.
지난해 10월 SK C&C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카카오는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다. 이를 교훈 삼아 더 잘하면 된다. 하지만 지난달 초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당시 카카오의 포털사이트인 ‘다음’에서 중국팀 응원(91%)이 한국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논란이 됐다. 다음의 ‘클릭 응원’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외부 세력의 개입에 취약했다.
반면 네이버는 한국팀 응원이 절대다수였다. 카카오는 이 코너가 여론 조작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1년 전 그 난리가 났음에도 여전히 허술하고 무책임하다. 사고에서 배운 게 뭔가. 큰 사고는 이런 틈에서 발생한다. 보이지 않는 ‘지뢰’가 어디에 또 있을지 모를 일이다.
김범수 센터장이 “나부터 반성한다”며 쇄신 경영에 나섰고, 외부 인사가 포함된 준법감시기구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 문화는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제는 “카카오가 하면 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자신을 살펴야 한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카카오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평판이라는 게 중요하다. 위에서 소개한 그 대기업 임원을 다시 만났을 때 “카카오가 달라졌어요”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신뢰 회복을 통해 부정적인 평판을 개선하고 ‘존경 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대가를 치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