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현지 투자은행 12곳 중 10곳이 “현재 금리 수준이 최종 금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대다수 기관이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더 이상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지금보다 0.25%포인트 인상한 5.5~5.75%가 최종 금리 수준이라고 본 건 2곳뿐이었다. 한은은 “긴축적인 금융여건이 조성되면서 시장은 Fed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Fed가 내년 5월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6월부터 인하할 것으로 본다.
이런 주장의 힌트는 국채금리 그래프에 있다. 최근 장기 국채금리가 올라가면서 가계‧기업에 부담을 줘 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 관건은 장기금리가 ‘Fed의 일’을 언제까지 대신 할 것이냐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장기금리 상승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5% 선을 오가고 있다. 지난달 5% 선을 뚫은 뒤 미 재무부가 국채 발행 속도 조절에 나섰고,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기대가 퍼진 영향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장기금리가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본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10년물 국채금리가 4.5~5%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국채 수급 불안 요인이 남아있다는 점을 짚었다. 국방비 지출 등 내년에도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국채가 과잉공급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년에도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용 부진으로 인한 위험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위험보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소득→소비’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가 깨질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또 “Fed가 내년에 몇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신호를 미리 보낸다면 전반적인 경제‧금융 시장이 안정돼, 추후 경기 침체기에 Fed가 실제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업률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추정하는 ‘샴의 법칙’이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Fed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라우디아 샴이 개발한 이 지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지난 1년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아지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 현재 3개월 실업률 평균은 3.83%로, 지난 1년 최저치(3.4%)보다 약 0.4%포인트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