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자라니’가 한강공원 자전거도로를 점령하면서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전거’와 ‘고라니’ 합성어인 자라니는 도로에서 위험하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의미한다.
서울시 한강 자전거도로 종합개선
서울시가 자전거 속도를 제한하는 건 안전사고가 잦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최근 5년간 한강 공원에서 발생한 자전거 안전사고는 471건이다. 이중 과속 때문에 발생한 사고가 48.2%로 절반에 육박한다.
서울시는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과속을 단속하기로 했다. 자전거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CCTV를 뚝섬·이촌·망원 등 한강 공원에 총 40개 설치한다. CCTV는 과속 자전거를 탐지하면서 안전 속도를 준수하라는 안내 방송 시스템도 갖춘다.
과속 탐지 CCTV와 별도로, 자전거도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42개소에 일반 CCTV도 추가로 설치한다. 이렇게 하면 현재 127개인 CCTV는 177개로 늘어난다.
자전거와 자동차가 같이 가는 교차로는 우회로를 마련한다. 반포 서래섬 나들목, 노량대교 하부 도로, 여의도 한강 공원 상·하류 보행교가 공사 대상이다.
자전거 속도 저감을 유도하는 시설도 설치한다. 일부 자전거 도로를 유색으로 포장하고, 혼잡한 교차로에 회전교차로를 만드는 방식이다. 오는 2025년까지 여의도 샛강하류, 반포 동작대교, 잠실 잠실나루나들목 등 3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기반 CCTV로 과속 탐지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완전히 분리하고 폭을 확장하는 공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유도봉으로만 구분한 3.7㎞ 자전거도로 구간을 보행로와 분리한다. ‘과속은 생명을 앗아가는 흉기’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입간판 170개도 설치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 공원 자전거도로 종합 개선 사업을 오는 2025년까지 100% 완료해 보행자·자전거 모두 안전하게 한강 공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강 공원을 이용하는 자전거는 시속 20㎞ 제한속도를 준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