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비명계 수도권 의원은 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자기 우군이 없으니 밖에서 말장난을 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누구 한명 따르지 않는데, 우리가 왜 쫓느냐. 정말 정치를 엉망으로 한다”고 했다. 다른 비명계 중진 의원도 “우리는 진보고 이준석은 보수인데, 물과 불이 같이 섞여서 되겠느냐”고 일축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창당 문제와 관련해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 민주당 비명계와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10월 중순 이 전 대표와 5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실제 만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신당’의 실체를 둘러싼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박용진·설훈·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은 모두 이 대표와의 교감설을 일축했다. 이 중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준석과 통화한 적도 없고, 인연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의원도 “신당을 만들면 따로 해야지 왜 이준석과 같이하느냐”며 “방송에서 오가다 만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한두 달 전쯤 인사차 통화한 사실은 있다고 하면서도 “(정치가) 아무리 생물이라도 간극이 매우 넓다. (이 대표 신당 합류는) 썩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내부에선 이상민 의원을 겨냥한 비판도 쏟아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둘의 만남을 언급하며 “뱃머리를 1도씩 계속 돌리다 보면 가던 방향에서 거꾸로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이 의원의 요즘 행보는 해당 행위로 내쫓아 달라는 호소 같다. 핍박받는 그림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5인은 “한국 정치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논의하기 위해 ‘금요연석회의’를 만들어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 의원과 금 전 의원은 민주당 출신, 정 전 의원은 국민의힘 출신이다. 조 위원장은 정의당 류호정·장혜영 의원과 함께 ‘세 번째 권력’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선거 연합’ 가능성에 대해 “정치를 바꿔야 하는 수준이 올라가면 할 수 있는 공동행동도 달라진다”(정태근)고 답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생각이 같다면 함께할 수 있다”(양향자), “업그레이드하는 데 힘을 모을 수 있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이상민)고 했다. 이날 이상민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한 달 안에 결판낼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