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에 따라 두 대학은 먼저 분야당 5명씩 총 25명의 교수를 선발해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선발된 교수들에게는 별도 예산을 지원하는 한편, 두 대학의 연구 인프라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매 학기 발표회 등 정기적인 자리도 마련하기로 했다. 유혁 고려대 연구부총장은 “보통 업무협약은 말로만 하고 추상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협약은 구체적인 분야·인원·예산을 논의해 실질적인 공동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두 대학은 그간 개별 연구자 차원에서 진행한 대표적인 협력 성과도 이날 협약식에서 공유했다. ‘우울증 및 조울증 발생 예측 수리과학 모델 개발’, ‘단일 세포 전장 유전체 연구’, ‘심혈관 질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광학 이미징 의료기기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부작용 예측‘ 등의 연구를 소개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 대학이 홀로 명문대라고 자부하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며 “대학 간 네트워크가 곧 경쟁력인 시대”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협약을 맺은 양자 컴퓨팅 등 첨단 분야는 조 단위 연구비가 들어간다. 연구개발(R&D) 예산이 축소되는 국면에서 대학 간 협력과 상호 보완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보다 비대면 소통 수단이 발달해 물리적 거리가 있는 연구진들끼리 소통이 수월해진 것도 협력을 촉진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정보화를 선도한 카이스트와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는 숭고한 건학 이념을 가진 민족 대학 고려대가 비전을 공유한 것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양 대학의 동반 성장과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 증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